
벌써 2년차 개발자가 되어간다.
24년 1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달려왔다.
운이 좋게도, 좋은 동료들을 만나 프로젝트 구조부터 어떤 기준으로 기술을 선택해야 하는지까지 많은 것들을 배웠다.
2024년에는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개발 중에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붙잡고 머리를 싸매곤 했다. 그 과정에서 실력 차이가 나를 괴롭히기도 했지만, 결국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끊임없이 완수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고, 중간에 파견도 다녀오며 시간은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갔다.
그 흐름 속에서 개발 속도와 이해도는 분명 올라갔지만, 잘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스멀스멀 올라오곤 했다.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었을까.
나는 단순히 기능을 구현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해결 방식을 찾아가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여전히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급급할 때가 많았다.
구조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일단 돌아가게 만드는 데 집중해버리는 순간도 많았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일들 속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할 여유조차 사라지곤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성장은 하고 있는데 방향은 흐릿한,
마치 계속 뛰고는 있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모르는 느낌이 찾아왔다.
그게 올해 가장 크게 느낀 불안이기도 했다.
그래도 분명한 건,
이 괴리감이 나에게 멈춤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신호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변화를 만들기 시작했을까
그래서 나는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막연하게 ‘열심히 해야지’는 지났다고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단순히 요구사항을 구현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왜 이런 구조가 나왔는지, 어떤식으로 리팩토링을 해보는게 좋을까?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작은 기능 하나를 구현해도 이전보다 더 명확한 기준을 세워보고,
내가 왜 이렇게 했는지에 대한 설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부분들이 오히려 더 오래 남고, 실제로 손에 익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비교가 아니라, 나만의 속도를 찾는 것이었다.
남들과의 간극을 보며 조급해하기보다 내가 꾸준히 쌓을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싶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서 비슷한 문제를 만났을 때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고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도 조금씩 되찾을 수 있었다.
개발자로 지내오며 느낀 가장 큰 깨달음
성장은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그동안 나는 빠르게 배우고 뒤처지지 않으려고만 했던 것 같다.
누군가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나도 바로 알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고, 그 조급함이 때로는 나를 더 흔들리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진짜 성장은 남들과 비교하며 속도를 맞출 때가 아니라
내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돌아볼 때에 일어났다.
그리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했기에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순간들이 많았다.
몰랐던 것들을 스스로 채워가며 이해한 과정들이 결국 나를 더 안정적인 개발자로 만들어주었다.
무엇보다도, ’이 정도면 됐겠지’ 라는 생각에 멈추지 않고 ’왜 이렇게 하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질문하는 과정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줬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걸까?
잘 판단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기술 스택의 개수보다 ‘왜 이 방식을 선택했는지’, ‘왜 이렇게 코드를 작성했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난 해에는 스스로 ‘나는 개발자가 아니라 그냥 기술 사용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 정도로, 단지 서비스를 빠르게 구현해내는 데에만 집중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내가 사용하는 기술의 원리조차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전반적인 구조와 흐름을 설계할 수 있는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다.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을 만들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올해보다 더, 스스로에게 솔직한 개발자가 되고 싶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필요한 것들을 배우며 팀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며 흔들리지 않는 개발자로 나아가고 싶다.
2025년 마지막 달에 이 글을 마치며,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복잡한 기능들을 구현해야 했고,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끝까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썼다.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았고, 일정 안에 모든 기능을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사용자 관점의 화면 설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내가 만든 화면이 정말 쓰기 편할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는 사람이 되었다.
이전보다 한 단계 성장한 시선을 갖게 된 것이다.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사고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 팀과 협업하는 방식, 기능을 해결해 가는 흐름을 이해하는 능력까지 작년보다 훨씬 성숙해졌다고 느낀다.
예전에는 새로운 기능을 마주하면 ’과연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불안이 먼저 찾아왔지만,
지금은 ’일단 해보자’는 용기와 ’어떻게든 해결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돌아보면 힘든 날들도 분명 많았지만,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
이 글을 쓰며 복잡했던 마음이 많이 정리되었고,
2026년은 더 크게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조금은 흔들렸지만, 한 걸음씩 더 단단해진 한 해였다.